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의대생 봉사캠프를 가다

111호/의대의대생 2016. 7. 11. 16:02 Posted by mednews

의대생 봉사캠프를 가다

- 의대협 기획국장과의 인터뷰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 회장 박단)가 주최하고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이하 KOST, 이사장 서종환)가 후원하는 ‘의대생 봉사캠프’가 5월 14일부터 1박 2일의 일정으로 여주 라파엘의 집에서 개최됐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의대생 봉사캠프는 의대협의 대표적인 행사 중 하나로서 의대생이 주체가 되어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활동을 했다.   
캠프에 참여한 의대생 100명은 시각장애를 비롯하여 발달·지적·지체·청각·언어장애 등을 동시에 갖고 있는 라파엘의 집 시각중복장애인들을 위해 식사와 세면을 도와주고 산책을 함께 하는 등의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시각장애인체험’, ‘점자 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통하여 장애인들의 입장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캠프에 참가한 참가자로서 봉사 캠프를 기획한 서강현 기획국장(한림대학교 본과 3학년)과 의대생 봉사캠프를 기획하는 과정과 의대생으로서 봉사와 장애에 대해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Q. 어떤 취지에서 봉사 캠프를 기획하게 되었나?
A. 의대협 봉사캠프는 의대생들이 예비 의료인으로서 환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단순하게 병의 치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치유까지 생각해보게 하는 계기가 되게 하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Q. 봉사캠프를 진행한 여주 라파엘의 집은 어떤 곳인가?
A. 여주 라파엘의 집은 국내 최초로 시각장애와 함께 지적장애, 발달장애, 지체장애, 청각 언어장애 등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시각 중복 장애인들만을 위한 보금자리로 만들어진 곳이다. 1991년에 여주에 지어진 이후 지금까지 발전해 왔으며 현재 본관과 별관을 통틀어 약 150여명의 중복 장애인들과 90여명의 직원들이 서로 어울려 지내고 있다.
시설 내부에는 성당, 학교 등 중복장애인들이 교육받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 있으며 소속 밴드인 라파엘 밴드 또한 활동하고 있다.   
Q. 봉사캠프 이전에도 비슷한 종류의 봉사활동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전에는 의대생이 아니라 일반 학생으로 참가하였다. 의대생이 된 이후로 처음으로 참가하는 봉사활동이었는데 의대생에게 장애의 의미는 좀 남다른 것 같다. 의대생에게 장애란 어떤 의미인가?
A. 의대생들은 장차 의사가 되어서 장애를 가진 사람을 환자로서 처음 대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환자는 약자의 입장에서 의사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만큼 장애를 가진 사람의 처지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며 그들의 편에 서서 도와야 한다.

Q. 참가자들 사이에서 많이 나왔던 의견 중 하나가 ‘봉사 캠프를 왔는데 오히려 봉사보다는 체험을 많이 하고 간 것 같다.’라는 의견이었다. 생각했던 만큼 봉사를 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았는데,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A. 우리 주변에 환경 미화를 하는 사람이 없으면 많은 불편함을 느끼듯이 환경 미화와 같이 이들이 살아가고 있는 삶의 터전을 청소하는 일은 정말 필요한 일이다. 마찬가지로 직업재활센터에서 진행된 활동도 평소 우리가 생각 없이 사용하는 물건들이 이런 곳에서 만들어진 물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라파엘에 집에서 봉사라는 이름으로 한 모든 활동이 참가자들에게 특별하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참가자들이 아쉬워한 부분은 다음 있을 의대협 봉사 행사에서는 개선해나가야 할 것이다.

Q. 봉사 캠프를 기획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A.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참가자분들께서 지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지만 인원수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다 뽑아드리지 못해서 죄송했다. 선발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좋은 취지로 가는 봉사캠프이지만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숙박, 교통, 예산과 같은 현실적인 부분 또한 고려해야 했기 때문에 이상적인 부분과 현실적인 부분 사이에서 조율하는 것이 좀 어려웠다. 전국에 있는 의대생이 모이는 행사이다 보니 장소를 선정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서울과 대전에서 모이는 것이 그나마 절충안이었는데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한다.   

Q. 봉사캠프에 원래 모집했던 100명의 인원보다 훨씬 많은 200여명의 인원이 몰렸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기본적으로 의대에 들어온 사람들 자체가 봉사나 남을 돕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다고 생각한다. 기획을 하는 입장에서도 의대생들이 봉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고 앞으로도 의대협 차원에서 봉사활동과 같은 일들을 정기적으로 계획할 예정이다.   
Q. 그러면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A. 봉사 활동 중에서 장애인 분들과 산책을 하고 말벗이 되어드리는 활동이 있었다. 할머니와 참가자 분께서 같이 손을 잡고 산책을 하는데 그 모습이 정말 행복해보였다. 같이 장난도 치고 노래도 부르면서 허물없이 친할머니처럼 지내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봉사자의 입장을 떠나서 서로 순수하게 마음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 깊었던 것 같다.   

Q. 의대생에게 봉사란? 
A. 의대생들은 의학도로서 배우는 단계로 아직 의사가 아니기 때문에, 실제로 의료행위를 통해 남을 돕기는 어렵다. 하지만 장차 의사가 되어서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의대생에게 봉사는 올바른 의사로서의 삶을 미리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라파엘의 집의 경우 현직 의사 분들이 주말에 시간을 내서 진료를 봐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신다. 이번 봉사캠프가 많은 의대생들이 장차 의사가 되었을 때 자발적으로 진료 봉사를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이번 봉사캠프에 많은 관심 가져주고 적극적으로 참가해주어서 고맙다. 단순히 1박 2일 동안 봉사 캠프에 참가했다는 것이 끝이 아니라 봉사캠프의 경험을 평생 기억하여 환자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의료인이 되었으면 좋겠다.  

 

정창희 기자/이화
<patty903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