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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리마켓, 가치를 찾아서

104호/문화생활 2015. 6. 16. 10:07 Posted by mednews

플리마켓, 가치를 찾아서



브랜드보단 특별함을, 단절보단 소통을 찾는 공간


최근 들어서 소비문화에 작은 변화가 일어났다. 예전에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명품소비’, ‘과시소비’ 등 무조건 비싼 것을 구매하는 문화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오직 나를 위한 나에게 특별한 소비, 다시 말해 ‘가치소비’가 소비의 주류로 잡아가고 있다. 따뜻한 봄 날, 우리는 가치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홍대 앞 예술시장 플리마켓>을 찾아갔다.


플리마켓(flea market). 중고품만을 취급하는 벼룩시장의 의미를 넘어 플리마켓에서는 머핀·마카롱·쿠키와 같은 디저트류, 더치커피, 핸드폰 케이스, 직접 제작한 캔들이나 방향제 등의 판매가 이루어진다. 물론 쇼핑몰에서 제고가 남은 옷들이나 중고품을 판매하는 기존 벼룩시장의 모습도 녹아있다. 또 한 가지 기존의 상점들과 다른 플리마켓의 특징은 어느 누구나 판매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손수 만든 작은 엽서라도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면 직접 플리마켓에 참여할 수 있다. 제작자와 소비자가 직접 만나 거래를 한다는 점도 플리마켓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요소이다.



“하나 밖에 없는 나의 것을 찾을 수 있어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플리마켓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보면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상품들이 판매자가 손수 제작한 것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작은 액세서리 재품들뿐만 아니라 디저트, 캔들, 방향제들 모두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공장에서 기계로 생산되는 제품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제작자의 정성을 엿볼 수 있다.

지난 3월 21일 홍대앞 예술시장 플리마켓에서 만난 김미향(49)씨는 ‘직접 손수 만들어 오다보니 특이한 것도 많고 예쁜 것도 많기 때문에’ 플리마켓을 찾는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온 이소연(21)씨 역시 플리마켓을 방문하는 이유로 ‘아기자기하고 직접 만든 물건이다 보니 신기한 것도 많고 시중에서 파는 것들보다 싸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백화점에서는 물건을 사는 느낌이 들고 여기서는 한 사람의 꿈을 사는 느낌”


이소연씨는 이어서 ‘점원과 손님’ 관계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으로 만난다는 점을 플리마켓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물건을 사면서 판매자와 가깝게 이야기하며 살 수 있다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김범식(26)씨는 플리마켓과 관련하여 꿈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상업적인 느낌이 드는 백화점과는 달리 플리마켓에서는 꿈을 사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플리마켓에 와서 작품을 사며 젊은 작가들이 이를 기반으로 더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캔들 판매 셀러로 참여한 김미진씨 역시 만든 사람과 직접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다는 점을 프리마켓의 매력으로 꼽았다.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짐은 물론이고 그 순간의 추억이 담기기 때문에 나에게 더욱 가치 있는 물건이 된다는 것이다.



소통을 위한 시장, 사람을 위한 시장


산업이 발전하고 물질주의가 시대의 전반적인 흐름으로 굳어지면서 소비행위는 판매자와 소비자가 물품과 화폐를 주고 받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더불어 홈 쇼핑·인터넷 쇼핑이 널리 퍼짐에 따라 소비자는 타인과 마주하지 않아도, 사람들 사이에 섞이지 않아도 소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플리마켓에서 여러 가지 물품을 구경하다 보면 인터넷, 백화점 쇼핑을 하며 느낄 수 없었던 인간애를 느낄 수 된다. 마켓 한쪽 편에서 펼쳐지는 인디 가수들의 공연은 이에 분위기를 더해주고 있다. 아마 시골장터의 분위기가 이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판매자와 구매자 구분 없이 모두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고 상품은 단지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주는 하나의 매개에 지나지 않았다.


홍대를 중심으로 플리마켓은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대전, 대구, 부산 등의 광역시는 물론이고 제주도에 역시 플리마켓이 열린다. 굳이 구매하지 않더라도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보며 산책하기에도 좋다. 꽃 날리는 이번 주말, 한가하다면 주변 플리마켓을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 공동체 속에서 가치 있는 ‘나’를 찾고, 그런 ‘나’에게 진정한 가치를 선물하는, 이곳은 플리마켓이다.


윤명기 기자/한림

<zzangnyu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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