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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수 좀 따고 싶다면 꽃놀이 가기 전 필독!




새 학기가 시작된 지 2달 즈음 지난 지금, 당신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누군가와 함께 있는가? 그렇다면 당신의 새로운 혹은 잘 지속되고 있는 사랑을 축복하며 빠질 수 없는 코스에 도움될 만한 팁을 하나 알려주는 시간을 가지겠다. 바야흐로 봄 데이트의 필수 코스 중에 하나가 바로 꽃놀이. 그리고 당신은 누군가. 바로 의.대.생. 아는 척 하나로는 누구에게도 지기 싫은 당신, 이제 그 혹은 그녀 앞에서 아는 척 한번 제대로 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 비록 약을 전공하는 약대생은 아니지만 약학과 의학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 아닌가. 

“이거 봐봐. 이 꽃이 이런 효과로 이런 약의 원료로 쓰이고 있어.” 라고 한마디씩 은근슬쩍 던져주면 뻘쭘한 침묵도 깨고 지식도 뽐내고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다. 


그럼 쉬운 꽃부터 가볼까. 



이미 져버렸겠지만 땅에 떨어진 목련 꽃잎을 보면서 “지금은 이렇게 떨어져서 볼품없지만 목련은꽃봉오리일 때가 정말 예뻐. 봤었니? 이 목련과에 속하는 신이 라는 꽃의 꽃봉오리를 말린 것이 코막힘에 효과가 있어서 축농증 약의 원료도 되.” 라며 사뿐히 떨어진 잎을 밟으며 지나가보자.


또 새빨간 양귀비 꽃밭을 만나면 “저 꽃이 바로 말로만 듣던 양귀비야. 양귀비의 덜익은 꼬투리에서 나오는 유액을 말려 만든 것이 아편인데, 헤로인으로 많이 알려진 마약의 성분인 모르핀을 함유하고 있어. 모르핀은 병원에서 많이 쓰이는 진통제 중에 하나야. 이 아편의 효과가 얼마나 좋았는지 중국의 하층민들이 아편의 효과에 중독되어서 이에 청나라가 강력한 아편 단속 정책을 펼치고 영국과 중국을 오가던 마약상들을 홍콩으로 쫓아냈는데 이에 영국은 아편 단속에 반발하며 ‘무역항을 확대한다’는 명분을 내세워서 1839년에 제1차 아편 전쟁을 일으켰지.” 라며 세계사로도 살짝 영역을 넓혀 보자.  




그리고 조금 공부한 이라면 낯설지 않을 그 이름, 디기탈리스. 생각보다 흔하게 볼 수 있는 이 꽃을 보면서 상대의 부모님 건강까지 한번 챙겨볼 수 도 있다. “부모님 심혈관계는 괜찮으시니? 이 꽃은 이래봬도 심장에 관련된 약들에 많이 쓰여. 일례로 디곡신이라고 이 디기탈리스의 화학성분의 유도체인 심장 약이 있는데 쉽게 말해서 심장이 펌프질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약이야. 울혈성 심부전이나 심방세동 또는 조동에 의한 빈맥의 치료 그리고 예방에 많이 쓰여. 또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저하증에도 종종 쓰이곤 하지.” 


자, 이제 조금 어려운 꽃으로 넘어가보자. 



“사프란 많이 들어봤지? 우린 세제 이름으로만 알고 있었잖아. 그런데 이 사프란이라는 꽃의 암술머리를 말린 건 사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야. 향수로만 쓰이는 게 아니라 음식을 만들 때 쓴다는 건 조금 생소하지? 또 약의 성분이 되기도 하는데 진통, 축농증, 비염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네.” 



또 꼭 대추열매처럼 생긴 정향나무의 꽃봉오리를 마주치게 되면 “피곤할 때 입술에 물집이 생기곤 하지? 헤르페스 바이러스 때문이라는 건 한번쯤 들어 봤을텐데 바로 그 헤르페스 바이러스의 향바이러스제로 쓰이기도 하고, 국소마취와 약한 진통작용이 있어 치과에서 국소마취제로도 쓰인대.” 라고 월권행사까지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마지막으로 보라색 꿀벌처럼 생긴 꿀풀을 보게 된다면 설명할 것이 많다. “이 꿀풀의 꽃대는 이뇨작용, 항균, 항바이러스, 항산화작용까지 다재다능해서 갑상선염증이나 임파선염에 치료약으로 쓰이고 있다.” 


이쯤 되면 상대방도 ‘이젠 충분히 많이 들었어. 그만해도 되.’ 라는 마음의 소리를 표정으로 이야기하고 있을 터. 이제 식물 이야기는 접어두고 미리 준비해 간 돗자리를 펴고 도시락 뚜껑을 열 시간이다.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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