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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글래스로 수술하고, 3D 프린팅으로 이식 받고, 로봇으로 소독 한다


ECRI 선정 2015년 10대 유망 기술


ECRI(Economic Cycle Research Institute)는 비영리 기구로 신 의료기술에 대한 분석을 하며, 매년 병원 경영자를 대상으로 10대 유망기술을 발표한다. 이 기구에서 2015년도에 발간한 해당 간행물에 소개된 10대 유망 기술에는 ▲소독 로봇 ▲3D 프린터 ▲미들웨어 ▲퇴원 후 진료관리 ▲구글 글래스 ▲비만 치료 장비 ▲조기 암 관리 ▲대변 이식술 ▲인공 췌장 기술 ▲원격의료가 포함되어 있다. 이 중 친숙한 기술인 로봇, 3D 프린터, 구글 글래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유망한지, 의학적인 증거는 있는지, 비용은 어느 정도인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다른 기술에 대해서는 아래 표에 의학적 근거 수준과 비용에 대해서 정리하였다.





소독 로봇


최근 미국에서 내시경으로 인한 병원 내 감염으로 사망한 사례가 발생하면서 병원 내 감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질병관리본부(이하 CDC)에 따르면 25명 중 1명의 환자는 병원 내 감염을 적어도 한번 이상 경험하며 미국에서 1년에 약 75,000명이 병원 내 감염으로 사망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소독하는 작업은 많은 시간,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원될 뿐더러 소독하는 직원의 병원 내 감염 등 안전도 문제가 된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나온 것이 소독을 해주는 로봇이다. 

소독 로봇은 크게 두 가지방식으로 나뉜다. 하나는 자외선을 이용하고 다른 하나는 과산화수소 증기를 사용한다. 자외선을 이용한 방식(TRU-D™)은 병원균의 흔한 종류인 항생제내성포도상구균(MRSA)과 클로스트리듐 디피실(Clostridium difficile, 이하 C.difficile)을 각각 25분, 45분 만에 처리할 수 있다. 자외선에 제논(Xenon)을 추가한 제품은 5분 만에 C.difficile을 포함한 모든 병원균을 처리할 수 있다. 과산화수소 증기를 이용하는 방식(Q-10™)은 공기 중으로 과산화수소 증기를 냈다가 다시 흡인하는 방식으로 살균한다. 가격은 자외선을 이용한 방식(TRU-D™)은 대당 약 1억 360만원(125,000불), 과산화수소 증기를 이용하는 방식(Q-10™)은 대당 약 5,130만원(47,000불)이다. 

이 두 방식 모두 물질들이 인체에 유해하기 때문에 방을 쓰고 있는 경우에는 사용하지 못한다. 자외선을 이용한 로봇은 CDC에서 지원받아 그 효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중간 결과 90%이상의 살균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현재 의학적 효과를 뒷받침하는 높은 수준의 증거는 없고, 소독 후 어떤 방식으로 관리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위의 방법을 대체할 다른 옵션으로 나노 기술을 이용한 소독약 코팅이 있다. 특히 코팅이 된 표면은 화학물질에 잘 견디며 많게는 몇 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고, 비용측면에서 봐도 저렴하기 때문에 로봇을 대체할 만한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도 있다.


3D 프린터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FDA)은 2014년 10월, 의료 분야에서 3D 프린터가 연구되고 있는 분야를 수술 전 환자 맞춤식 연습 모델, 환자 맞춤식 이식 장치, 세포를 이용한 장기 생성 분야를 꼽았다. 이 3D 프린터는 방식에 따라 단면을 쌓아 올리는 방식이 있고, 재료가 되는 물질을 녹인 후 굳히면서 모양을 만드는 방식, 미세입자로 만들어서 공기 중에 스프레이 형식으로 뿌려서 만드는 방식 등 다양한 방식이 있다. 비용은 정교함의 차이에 따라 약 100만원(1000달러)부터 약 10억원(100만 달러)에 이르는 등 다양하다. 

2014년 11월 미시간 대학의 의료진은 기관기관지연화증(tracheobron chomalacia)에 걸린 2명의 환아에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만든 기관지 모형을 이식하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존스 홉킨스 의료진은 3D 프린팅을 이용하여 외이를 만들고 전기적으로 소리를 감지하는 장비도 같이 이식하였다. Wake Forest대학 병원 연구진과 미군은 화상 상처에서 자가 줄기세포를 3D 프린팅에 이용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미국 국립 어린이 병원 소아심장내과, 소아심장외과 전문의들은 심장 기형에 3D 프린팅 기술을 도입중이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의학적 근거수준은 아직 증례 보고들에 그치고 있으며, 대부분의 증례보고는 얼굴이나 턱뼈 등 치과영역에서 많이 보고되고 있다. 또한 FDA에서는 환자 안전의 위험성이 있는 재료나 감염 등을 막기 위해 규제안을 마련 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글래스


구글 글래스는 2013년 이후 상품화 되지 않아 그 인기가 식었다. 그리고 2014년 11월 로이터(Reuters)에서 구글 글래스 상품화 사업에 참여한 절반 이상의 기업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하지만 구글은 의료 분야에서는 아직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특히 의료 관리 분야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아직 희망은 있다. 이 구글 글래스는 특히 손 없이 기록을 하거나 원격모니터링(수술 중) 두 가지 분야에 적용 될 수 있다. 구글 글래스는 단순히 안경과 카메라를 합친 것이 아니라 눈의 움직임을 파악 할 수 있으며 핸드폰과 블루투스 연결도 된다. 그리고 음성 인식 기술도 지원이 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어폰이 있어서 피드백을 들을 수도 있고, 자체적으로 동작과 명령을 인식한다.  

2014년 1월부터 구글 글래스를 이용하여 가정의학과 의사들이 병원 의무기록을 작성하게 하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이 연구에서 환자의 관리는 35~70%로 증가하였고 의무기록 작성에 소요되던 시간이 33%에서 9%로 감소하였다. 같은 년도에 초음파-유도 중심정맥관 삽입에 구글 글래스를 이용한 군과 기존의 방식을 사용한 군간의 비교임상시험도 있었다. 또한 구글 글래스 장착시 컴퓨터 화면을 볼 필요가 없어서 환자를 직접 보면서 진료할 수 있었다. 수술 분야에서는 원격으로 실시간 지시를 할 수 있었으며 병리학 전문의에게 외과의사의 시선으로 저장된 사진을 전송할 수 있어서 바로 암 수술의 절제면에 대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4년 뉴욕 Montefiore 소아 병원 의료진은 배터리 수명의 문제, 개인 정보 보호의 문제, 낮은 오디오 품질, 느린 데이터 전송 속도 등을 문제로 꼽았다. 비용은 개당 약 163만원(1,500달러)로 추산된다.


문선재 기자/중앙

<mgstoner@naver.com>





▲자외선 소독 로봇(TRU-D™)                          ▲ 과산화수소 증기 소독 로봇(Q10™)














▲ 기관기관지연화증 환아에 삽입된 아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