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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전 세계를 적으로 삼은 패기는 어디서 나왔을까



온갖 비극으로 가득했던 2014년을 뒤로 하고 희망으로 맞은 2015년은 그 바람대로만 시작하지는 않았다. 2015년 1월, 프랑스에서 총격 테러가 발생했고 그것은 이슬람 급진주의자의 소행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그것은 이슬람 국가(이하 IS)와 알카에다의 합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프랑스는 IS와 전쟁을 선포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의 한 청소년이 터키를 통해 IS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되어 한국 전역이 술렁였다. 곧이어 일본 정부에 몸값 2억 달러를 내지 않으면 일본인 인질 2명이 살해될 것이라는 동영상이 유포되었다. 2월이 시작되자마자 세계는 일본인 인질 참수를 목격해야만 했으며, 며칠 후 공개된 요르단 공군 조종사 화형 동영상은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하나의 충격이었다. 

IS는 좋지 않은 의미에서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다. IS라는 말은 우리에게도 익숙하게 되었으며, 심심치 않게 유명 포털 사이트 인기 검색어에 오르고 있다. IS에 관련된 글은 삭제되거나 볼 수 없게 필터링되고 있다. 그러나 IS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IS의 출발과 급성장


IS는 2006년 알카에다 이라크지부로 수니파 거점 지역에서 결성되었다. 이슬람에는 수니파와 시아파라는 양대 종파가 있으며, 이 중 수니파가 90%에 달하는 압도적 다수파이다. 이슬람 국가들 중에서 시아파가 다수파인 국가는 이란과 이라크를 비롯한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이라크의 경우 시아파가 60%로 다수파이지만 건국 이래 정권은 20%인 수니파가 독점해 왔다.

그러나 이라크 전쟁 이후 선거를 치르면서 정권이 시아파에게 넘어가면서 갈등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아랍 국가에서 시아파 정권이 탄생한 것은 830년만의 일로 수니파의 충격은 상당했고 이라크 내의 수니파 및 주변 수니파 국가들의 저항이 시작되며 이라크 내전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2007년 이라크 수니파가 미국에 협력하기로 태도를 바꾸면서 알카에다 이라크지부는 유명무실화되었고 이 즈음에 IS의 현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알카에다 이라크지부의 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바그다디는 미군에 의해 축출된 이라크 수니파 장교들을 영입해 세를 늘려가면서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이후 알카에다 시리아 지부를 결성하게 된다. 이후 조직 주도권을 두고 내분이 일어나 알카에다 이슬람 지부가 현재의 IS가 되었으며, 알 카에다로부터 지하드 운동의 주도권을 빼앗아 오게 되었다.

IS는 시리아 내전을 통해서 급성장하게 되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시리아 내전은 시아파 분파 정권인 아사드 정권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내전으로, 미국과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수니파 국가들은 반군을 도우면서 많은 군수 물자를 지원하게 된다. IS는 이 군수물자들을 빼앗거나 돈을 주고 확보하면서 크게 성장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IS는 시리아 반군 세력 중 최강의 부대가 되었다.


IS의 영향력


스스로를 ‘이슬람 국가’로 칭하고 있으나 IS는 국제 사회에서 거대한 테러 조직에 가깝다. 그러나 여느 식상한 테러 조직쯤으로 보기에 IS의 세력은 결코 간과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 IS는 시리아 내전을 바탕으로 시리아에 충분한 기반을 형성했으며, 이후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이라크군에 승리하게 된다. 이라크군은 부패로 인해 군 기강이 매우 해이한 상태였기 때문에 변변한 전투 한 번 치루지 못하고 이라크 제2 도시인 모술을 IS에 내주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 내부의 수니파 신도들은 타협을 포기하게 된다. 급진주의자인 IS는 이라크 시아파 정권에 합류하려는 이라크 수니파 신도들을 인정하지 않았으며, 이 과정에서 이라크 수니파 신도들은 무장 투쟁을 시작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중동은 전쟁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된 것이며, 점차 세를 불려 나간 IS는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한 인근 수니파 국가에도 큰 위협이 되고 있어 중동에 새로운 세력 구도가 형성되게 된 것이다.

IS는 지역민들에게 각종 세금을 부과하여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IS는 최소 800만명의 시리아인과 이라크인들에게 각종 수수료 징수와 강탈을 통해 재정을 확보하고, 시리아에서 점령한 8개의 유전에서 채굴된 석유와 가스들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얻고 있다. 시리아 반군들은 IS가 장악한 유전들에서 하루 3만~7만 배럴 정도의 석유가 생산되는 것으로 추산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 비싼 값에 팔리는 경유는 배럴당 최대 60달러까지 판매되므로 IS는 이를 통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의 테러 조직들과는 구별되는 점이다. 기존의 테러 조직들은 급진주의자 신도들이나 후원자들로부터 자금을 마련하였으나, IS는 자급자족이 가능한 체제를 확립함으로서 전 세계를 향한 무장 투쟁을 지속할 수 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IS는 대중 매체와 SNS에 계속적으로 자극적인 장면을 노출함으로서 국제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는 한 편, 잘 조직된 이미지들을 통해 매력적인 이슬람 전사로서의 이미지를 계속 형성하고 있다. 이라크 전쟁 이후 종교적 구심점을 잃고 장기적인 실업에 좌절한 중동 주민들은 이 같은 IS의 행보에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IS의 과격한 행보는 국제적인 고립을 자초할 수밖에 없어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것으로 보인다. IS의 잔인성으로 인해 후원자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수니파 지지자들 중에서도 IS의 과격함에 등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어남이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서방 국가에서도 점점 퍼져나가는 IS를 견제하기 위해 이라크에 군사적·경제적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에 IS의 영토 확장은 저지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아직까지는 IS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과격한 행보를 지속하고 있으나, 그것이 언제까지 가능할지는 미지수이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