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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aker's corner

88호(2012.09.10)/오피니언 2012. 9. 10. 15:14 Posted by mednews

 

음산한 공포영화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동물. 주로 밤에 다니며 눈을 번쩍이는 동물. 울음소리가 기분 나쁘게도 아기 울음소리와 닮은 동물. 누구일까요?
맞아요. 답은 고양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흔히 ‘도둑고양이’로 불리는 길고양이들이 많이 살고 있지요. 밤에 소음을 내고 쓰레기를 파먹는다는 이유로 미운털이 단단히 박혀 있지요.  말 못하는 미물에, 기분 나쁘다는 이유로 돌을 던지며 위협하고, 쥐약을 놓거나 심지어 잔인하게 죽이기도 합니다. 엄연히 소중한 생명인데 말이죠.
이들과 함께하기 위한 방법을 두 가지 제안하고 싶어요.  
첫 번째는 길고양이를 보호소에 신고하지 않는 것입니다. 보호소마다 정책이 다르지만, 대부분 시군구 보호소는 예산이 한정되어 있어 정해진 기간 내에 임시보호자나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안락사 조치를 취합니다. 물론 자동차도 다니고, 지저분한 길이 고양이가 살기에 최적의 환경은 못 되지요. 하지만 대부분 길고양이들은 자신의 영역을 점유하고 나름의 방식으로 살아나갑니다. 신고하는 대신 고양이 사료, 그게 어렵다면 유통기한이 임박한 참치캔이라도 고양이들이 다니는 길목에 놓아주세요. 다음날 빈그릇을 확인했을 때의 뿌듯함은 해본 사람만이 알 거에요.
마음의 준비가 되셨다면, 두 번째 실천을 해 주세요. 보호소의 고양이를 입양하는 것입니다. 키우다가 버려지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살가운 녀석들도 많아요. 임시 보호소가 부담스러우시다면, 트위터나 인터넷의 고양이 커뮤니티에서도 입양자를 찾는 소식을 접하실 수 있습니다. 직접 가서 만나보세요. 사람보다 약간 높은 체온, 부드러운 털, 손등에 느껴지는, 낯선 당신을 확인하려는 조심스런 숨결을.
간디는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수준은 그 나라에서 동물이 어떤 취급을 받는가에 따라 판단할 수 있다.” 라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감수성 넘치는 연대, 함께해요!  

 

문지현 /중앙
<jeehyunm@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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