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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1호(2011.06.08)/오피니언 2011. 6. 10. 01:06 Posted by mednews

성추행 사건, 적극적인 해결이 필요하다

지난 달 3일, 언론을 통해 드러난 모 의대 성추행 사건은 매우 충격적이다. 남학생 3명이 집단적으로 여학생 한 명에게, 그것도 6년이나 함께 수학한 동기에게 벌인 사건이라는 점에서 사건이 주는 충격은 더욱 크다. 다음 아고라나 해당 대학 게시판에는 가해 학생의 출교 요청을 청원하는 글과 서명이 쇄도하고 있다. 여론은 ‘이런 윤리의식으로 의사가 되어선 안된다.’라며 이들이 앞으로 의료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할 것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현재 경찰은 피해 여학생의 체액과 혈액 샘플을 국과수로 보내 성폭행 및 약물 투여 여부를 확인한 후 처벌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의대 내의 여론도 냉랭하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우리의 비난이 학생 3명을 겨냥한 개인적 비난에 그쳐선 안 된다. 여론의 화살이 의대 및 의사집단을 향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내부적 자성의 태도가 필요하다. 일단 해당 학교는 경찰 조사의 결과에 따라 학생들에게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가해학생을 배려하거나 솜방망이 처벌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 출교조치는 퇴학 후 복학이 불가능한 강력한 징계지만, 학교는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마땅하다면 출교 조치까지 취해야 한다. 이미 이 학교는 ‘교수 감금’ 사태를 벌였다는 이유로 7명의 학생들에게 출교 처분을 내린 적이 있다.
또한 의료인을 향한 윤리적 잣대가 높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본 사건에 특별히 많은 비난이 쏟아졌던 것은 이들이 ‘예비 의료인’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 2일 발생한, 여자 환자에게 마취제를 주사하고 옆에서 잠든 전공의 사건까지 겹치면서 의료인의 윤리 의식은 언론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게 되었다. 환자는 자신의 몸을 전적으로 의사에게 맡긴다. 때로는 수치스럽지만 의료행위를 위해 자신의 몸을 공개해야 할 때도 있다. 의사는 전적으로 의료인의 관점으로 환자의 몸을 대해야 한다. 때때로 일어나는 의료인들의 성추행이나 성폭행 사건들에 세상이 경악하는 것은 ‘의사면허’를 가진 이들이 신체를 의료가 아닌 성적 대상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신체에 경외심을 갖는 것, 이는 의사의 직업적 윤리의식의 첫 걸음이다.
해당 학교는 최대한 말을 줄이고 사건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한다. 쉬쉬하는 것이 사건을 잊혀지게 하지 않는다. 가해학생들에게 중징계를 내리는 것이 해결의 끝이 아니다. 그동안 학내 윤리 교육에 문제점이 있었다면 이를 보완하고, 술자리 에티켓이나 성희롱 예방교육도 철저히 이뤄져야 한다. 다른 의대도 남의 문제라고 넘길 것이 아니다. 시끄러운 여론을 잠재우는 방법은 우리가 소란스럽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 뿐이다.
마지막으로 부조리한 일을 세상에 알린 여학생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피해자인 여학생이 더 이상의 상처를 입지 않도록 정신과적 상담을 비롯한 학교 측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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