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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재잘거림

77호(2010.10.11)/문화생활 2010. 10. 10. 21:35 Posted by mednews

트위터 하는 의사들

“요즘 혼인을 보면, 취업처럼 스펙이 중요하더군요. 서로 '완전한 충만'을 전제하고 시작하는 거죠. 그러니 막장이 예사롭겠죠. 무턱대고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겠지만, 저는 고루한 세대로서 청년들이 ‘인연’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느 신문에 기고된 유명 작가의 한 마디일까. 아니라면 어느 수필집에 나오는 한 구절일까. 정답은 지난 3일, 시골의사 박경철씨[@chondoc]가 본인의 트위터에 직접 작성한 짤막한 트윗[i]. 포털에 접속하기 무섭게 기사가 튀어나와서 이제는 별로 신기할 것도 없게 되어버린 연예인들의 트위터 사용처럼, 의사들에게도 더 이상 트위터는 이국적인 서비스가 아니다.


요즈음 싸이월드를 모르는 의대생은 찾아보기 힘들다. 트위터 역시 싸이월드 같은 SNS의 범주에 속한다. SNS란 Social Networking Service의 약자로, 온라인상에서 불특정 타인과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다. 이용자들은 SNS를 통해 인맥을 새롭게 쌓거나, 기존 인맥과의 관계를 강화시킨다. 최근 아이폰을 필두로 한 스마트폰 열풍에 힘입어, 가볍고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는 트위터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 실제 작년에 비해 올해 국내 트위터 접속자 수는 무려 20배 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트위터 사용자들의 순위를 보여주는 트위터 그레이더에 접속해서 ‘Korea, republic of’을 검색해보면, 랭킹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의사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4일 현재 20위에 랭크되어 있는 치과의사 류성용[@gnathia]씨는, 트위터하는 기업인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올릴 신세계 그룹 정용진 부사장[@yjchung68]보다도 무려 4 계단이나 윗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윗 글을 쓴 박경철씨 역시 웬만한 연예인 부럽지 않은 팔로어수를 자랑하고 있다.
의정부성모병원장 김영훈 소아청소년과 교수[@pedkyh], 서울성모병원 순환기 내과 노태호 교수[@DrArrhythmia],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이재호 교수[@jaeholee2010] 역시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노태호 교수의 경우 트위터를 통해 활발한 의료 상담을 벌이고 있고, 김영훈 교수는 육아당, 아빠당과 같은 트위터 내의 모임을 통해 육아 관련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이재호 교수는 주로 전자의무기록 관련 정보를 트위터 유저들과 나눈다.
의사뿐만 아니라 대형 병원들도 트위터 계정을 통해 환자들에게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톨릭중앙의료원[@CMCMedicalNews], 서울아산병원[@Asanmedicalnews], 세브란스병원[@iseverance], 한림대 의료원[@HUMC] 등이 트위터에도 둥지를 마련한 상태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환자와 의사의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나, 자칫하면 지나친 환자 유인과 홍보 활동으로 이어져 의료법에 저촉될 수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한 실정이다.

권의종 기자/가톨릭
<isnell@e-mednews.com>

[i] 트윗(tweet) : 새가 짹짹거리는 소리를 묘사한 동사. 트위터에서 사용자들이 올리는 짤막한 글을 지칭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