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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외롭구나’, 힘든 청춘에게의 무규칙(?) 카운슬링

 3년의 차이를 두고 출간된 두 책, ‘너 외롭구나’와 ‘88만원 세대’는 둘 다 20대를 향해 각박한 현실을 논한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을 갖는다. 하지만 그 관점은 극명히 다르다. ‘88만원 세대’의 저자인 우석훈 씨는 지금의 20대가 겪는 어려움을 시대, 사회, 경제적인 외부적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구조적 원인과 사태 파악에 대한 자신의 대안을 제시한다. 반면, ‘너 외롭구나’의 저자인 김형태 씨는 20대의 시련에 대해 시련을 겪고 있는 당사자에 초점을 맞춰 개인의 사고와 태도 등을 바꿔 ‘격을 높이는’ 것을 해결책으로 말하고 있다. 88만원 세대가 출간된 이후 위 두 책들을 읽은 독자들간의 논쟁도 분분했고 저자들 간의 대립도 있었다. 다음은 저자들이 서로에 대해, 서로의 책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다.

 “며칠 전에 ‘KBS TV 책을 말하다’프로그램에 출연했는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같이 출연했던 ‘88만원세대’라는 책 저자가 그 책 내용 중에 [너 외롭구나]를 비난한 내용이 있다고 들었다.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기억조차 나지 않을 ‘출판 마케팅 기획물’에 지나지 않을 책들 중 하나이기에 나로서는 반박이나 분석의 가치조차 없는 책이다.”
- 너 외롭구나의 저자 김형태

 20대에게 “네가 노력을 안해서 취직을 못하는 것”이라 공개적으로 조롱하는 ‘문화계 인사’들이 몇몇 있었다. 그 중 하나는 ‘청년백수들’에게 카운슬링을 가장한 모욕을 퍼붓고는 그 글들을 모아 책으로 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걸 읽은 20대들 상당수가 고개를 주억거리며 감읍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통쾌한 지적이다,” “주옥같은 명문이다”라며 사방팔방 친구들에게 권한다. ‘희망고문’이 주는 고통이 급기야 ‘쾌락’으로 전도된 셈이다. 일종의 집단착란 증세이고, ‘세대 간 사도-마조히즘’이다. 이런 행태는 사태해결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할뿐더러 사회가 병들어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일 따름이다.”
- 88만원세대 책의 에필로그

 이 책의 논조는 한결같다. 김형태 씨는 소위 ‘이태백’에게 “사회 시스템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이 그 개혁의 주인공이 되도록 준비하십시오. 당신이 꿈꾸는 세상이 있다면 그것을 기존의 어떤 회사나 시스템에서 찾지 말고 당신이 언젠가 실현할 수 있도록 집요하게 준비하고 실행하십시오. ‘시스템을 바꿔보자 하는 사람들, 안주하지 않는 사람들’을 원한다면 당신이 먼저 그런 사람이 되십시오.”라고 말한다.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보다는 개인의 깨달음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두 가지 중에 어떠한 관점이, 혹은 어떤 책이 진실을 말하는지에 대해서는 소위 경제 전문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도, 또 대다수의 기성세대들도 의견을 달리한다. 우석훈 씨가 말하는 ‘집단적 리스크가 가장 적은, 자정 능력이 사라진, 엘리트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의대생이라는 집단에게 옳은 관점은 또 다를 수도 있다. 88만원 세대에 비해서는 덜 알려졌지만 그 책과 같이 공명을 울렸고, 또 ‘20대여, ○○하라’류의 책들과는 사뭇 다른 시선과 어조로 20대를 말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읽어 볼 가치가 있다.

한중원 기자/울산
<han@e-mednews.com>

※ 김형태 : 홍익대 회화과 졸, 미술가, 황신혜밴드 리더, 작가, 칼럼니스트, 연극배우, 자칭 ‘무규칙이종카운슬러’ 자신의 블로그 ‘http://www.thegim.com’에서 실제로 상담한 사례들을 엮어 ‘너 외롭구나’라는 책을 출간했다. 이르면 이번 년도 여름 전에 이성, 친구, 직장과 사회생활 등 인간관계에 관한 내용을 담은 ‘너 외롭구나2’를 출간할 계획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