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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의학도를 위한 통일보건의료 세미나

- KOFIH & MedTHiNK, 세미나 현장을 찾아가다

 

 

지난 7월 25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Korea Found-ation for International Healthcare ; 이하 KOFIH)과 의대협이 “통일보건의료 길라잡이 : 한반도의 의학도를 위한 MedTHiNK 세미나”를 공동으로 주최했다. 북한의 보건의료 현황을 바탕으로 탈북주민, 혹은 탈북의사들과 관련된 문제들을 의미있게 논해보는 시간이었다. 본 기자가 직접 참가해 듣고 느낀 점을 몇 가지 소개한다.
통일은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이 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에 대한 준비가 정말 미흡한 상황이다. 서독은 통일 10년 전부터 동독의 의대에 교수들을 파견, 의학수준을 평준화하고 동독 의사들에게 서독 의학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을 부여했다. 당시 시험을 통과한 동독 의사는 30%수준이었다고 한다.
만약 우리가 당장 통일을 맞이하게 된다면, 북한의 의사들에 대한 처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찾아볼 수 있는 감염병과 기생충, 여러 위생 문제에도 적나라하게 노출된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의료지원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북한 주민들이 결핵이나 말라리아 등 온갖 감염병에 노출된 상태로 우리나라로 꿈을 찾아 밀려 내려온다면? 쉽게 답을 생각할 수 없는 수많은 질문들, 본 세미나에서 그 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통일은 옵션이 아닌 필연이다

첫 번째 강연 연사는 최근 KOFIH 총재로 임명된 연세세브란스 가정의학과 교수 인요한 총재였다. 푸른 눈의 백인인 인요한 총재는 그의 증조할아버지때부터 100년간 한국과 인연을 맺은 사람으로서 유창한 한국어로 통일에 대한 본인의 신념을 설파했다. 
인요한 총재는 그의 외증조부 이름을 딴 유진 벨 재단을 도와 북한의 결핵퇴치사업등에 많은 노력을 쏟아온 바 있다. 그는 통일은 옵션이 아니라 반드시 가야 하는 길이라며 4단계 청사진을 제시했다. 첫째는 우물과 백신 등을 통한 예방의학적 투자, 두 번째로 군 병원에 대한 진단설비 보급, 세 번째로 수술실, 중환자실 등의 고급의료 시설 투자, 마지막 네 번째로 의학적 기술이전을 꼽았다.
두 번째 강연 연사는 유원섭 시민건강연구소 건강정책연구센터장으로, 주로 북한의 예방의학적 의료 통계에 대해 다뤘다.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로는 접하기 어려웠던 통계들이 흥미로웠다. 남한과 북한의 평균수명은 여성 기준으로 남한 81세, 북한 68세로 13세 이상이 차이가 난다. 영아사망률 또한 굉장히 높은 편으로, 원래는 준수했던 북한의 의료수준이 소위 말하는 ‘고난의 행군’ 이후로 굉장히 열악해졌음을 덧붙였다.
‘사회주의 의학은 예방의학’이라는 슬라이드가 흥미로웠는데, 실제로 아직도 형식적으로는 무상의료를 표방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주된 의료의 형태가 예방의학적 보건정책이다. 보건위생과 감염관리 등을 평양 뿐만 아니라 북한 전 지역에 합당하게 지원해주는 것이 효율과 비용 측면에서 가장 유리할 것이며, 무턱대고 비싼 장비를 지원해도 활용이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 또한 더했다.

 

북한 의사 매년 1,000명 배출
군의학 등 독특한 분야 주됨

 

세 번째 강연은 ‘북한의 의학교육’과 ‘북한 이탈주민의 건강’을 주제로 강석훈 강원대 의전원 교수가 진행했다. 외과의사 봉달희의 보조작가 등 흥미로운 본인의 이력을 소개한 강석훈 교수는 북한 의료에 대한 재미있는 통계들을 소개했다. 북한에는 의사 외에 위생의사, 준의사, 고려의사, 부의사 등등이 따로 존재하며 그 숫자를 모두 포함하면 매년 2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실제 남한의 의사 면허와 비교할만한 의사는 매년 1,000명 정도가 배출된다고 한다.
재미있게도 11개의 의대들의 교육과정, 교육기간이 통일되어있지 않으며, 6년 6개월 혹은 7년의 기간을 수학하게 되며 본과 4학년 과정은 통째로 군의학(Military medicine)이라는 학문을 배우게 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과연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북한이라 할 만 하다. 실제로 북한의 군인은 적어도 100만명이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그는 탈북의사를 대상으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11명을 2년간 교육해 4명의 우리나라 의사 국시 합격자를 배출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북한의 의사들은 구조적인, 자본적인  문제로 인해 진단장비의 판독능력이나 수술 집도 혹은 참관 경험이 부족하여 남한의 의사들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상황이며, 이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한 이슈라고 언급했다. 의대 정원에 굉장히 민감한 남한의 의사들이 눈여겨볼만한 사항이다.
네 번째 강연은 신희영 서울대 통일의학센터 소장이 주도했다. 주로 그가 북한에서 벌였던 지원사업들에 대한 케이스 소개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평양 어깨동무 어린이 병원 설립시 북한 소아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인 영양 공급 문제를 미리 파악하고 콩우유 공장을 병원에 포함시키고, 나아가 국내 우유 기술자를 모시고 콩우유를 분유로 만드는 기술까지 개발한 일화는 흥미로웠다.
어깨동무 병원 이외에 장교리 인민병원 등을 세우고 평양의대 소아병동 신축까지 주도하고있다는 그의 활동은 봉사에 관심이 있는 의대생들에게 귀감이 될 만 하다. 그러나 북한의 특성상 지원 후 그 지원이 필요한 곳에 적절히 가고 있는지 경과관찰이 어렵다는 점에 대한 아쉬움을 표했다. 나아가 북한 의사들의 실력은 절대 나쁘지 않으며, 북한의 현실에 맞는 지원을 통해 의학적 평등을 이루는 것이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는 가장 중요한 통일의 기반
지속적인 관심을 통한 대비가 필요

 

본 행사에는 40명 이상의 의학도들이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질문 시간이 짧아 질문권을 두고 가위바위보를 하게 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나절 남짓한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을 만큼 밀도 있는 지식의 장이 열렸는데 지면 관계로 그 내용을 모두 소개하지 못함이 아쉽다.
언젠가 통일이 왔을 때 이북 주민들의 보건의료에 기여하고자 하는 봉사정신 투철한 이에게도, 혹은 통일 이후 의사로서 할 수 있는 사업에 관심이 많은 이에게도 모두 추천해주고 싶은 세미나였다. 어느 쪽이라도 의대생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있다면 통일 이후의 보건의료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상반기에 참석하지 못해 아쉬운 사람이 있다면 행사를 주관한 MedTHiNK측에서 하반기에도 북한 이탈주민의 보건의료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니 눈여겨보았다가 참석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외에 통일보건의료학회, 국립중앙의료원에서도 하반기에 다양한 심포지엄을 계획하고 있다.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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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협에서는 본 행사에 참석하고자 지방에서 올라오는 학생들을 위해 왕복 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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