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바라본 한국에서의 해외임상실습
각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에서는 해당 학교와 교류를 맺고 있는 해외의료기관 및 대학들을 통해 해외 임상실습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에 있는 학생들은 다른 국가의 의료시스템과 의료환경 경험하고 그 나라에서 의술을 펼치는 의료인들과 의대생들과의 교류를 하는 기회를 가지게 된다. 실제로 많은 본과 3, 4학년 학생들이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해외 임상실습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으며 그 당시 경험하면서 느꼈던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정리한 글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반대로 외국의대생들도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의 의료기관에서 임상실습을 경험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한국 의료기관에서의 실습을 어떻게 느끼고 있으며 어떠한 이유로 한국에서의 임상실습을 선택하였는지에 대한 내용을 찾는 건 쉽지 않다. 외국의대들은 왜 한국을 선택했고 한국에서의 임상실습과 외국에서의 임상실습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한국인의 눈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닌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 이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가천대 길병원으로 해외임상실습을 온 나오코 씨(일본 후지타대학교 본과 4학년)와 타쿠야 씨(일본 니혼대학교 본과 4학년)에게 인터뷰를 하였다.
Q. 해외임상실습 선택지로 여러 나라들 중 한국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나오코 의과대학을 다니면서 아시아 지역의 다른 나라의 의료가 궁금했었습니다. 그 중에서 한국은 일본과 가깝고 친숙한 나라라고 생각했고 한국을 좋아해서 선택했습니다.
타쿠야 원래 이웃 나라인 한국 의료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또한 제가 다니고 있는 니혼대학교와 교류하고 있는 의료기관들 중 가천대학교 병원이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 첨단의료장비를 직접 눈으로 보고 싶어서 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한국 요리를 좋아하는 것이 1 번 이유일지도 모르겠네요(웃음).
Q. 해외임상실습 기간은 얼마나 되고 실습하기로 선택한 과는 무엇입니까?
나오코 약 한달 정도이고 피부과, 성형외과, 혈액종양내과에서 실습을 하고 있습니다.
타쿠야 저는 소화기 내과 2주, 응급의학과 2주로 실습을 선택했습니다.
Q. 여러 과들 가운데서 특정 과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나오코 TV나 방송매체를 통해서 혹은 일본에서 보는 한국 여성들은 피부가 깨끗한 것을 보고 한국의 피부과에 대해 관심을 가졌으며 현재 일본에서는 뷰티 케어가 유행하고 있어서 피부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일본 대학병원에서 실습 때 구순열 수술을 보고 성형외과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일본에서도 한국 성형외과가 유명하기 때문에 직접 참관하고 싶었습니다.
타쿠야 소화기 내과와 응급의학과 모두 의대 졸업 후 전문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과이며 한국에서의 해외임상실습을 통해 일본과 한국의 의료 환경과 환자의 차이 등을 공부하고 싶어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한국의 병원과 일본의 병원에서 실습 차이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타쿠야 일본의 BSL(Bed Side Learning)과 거의 다르지 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병원 내에서 한국 의사 및 의대생들이 영어를 사용한 실습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에서는 대학에 따라 다르겠지만 모든 의료단어를 영어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한국의 학생들의 경우에는 의료 단어를 한국어와 영어 모두 사용한다는 게 차이점인 것 같습니다.
나오코 일본에서의 실습과 비교하자면 일본에서는 학생들이 직접 담당하는 환자가 있기 때문에 환자와 접할 기회가 많지만 한국은 그러한 기회가 적다는 게 차이점이고 타쿠야 씨가 말했던 것 처럼 한국에서는 실습 때 영어를 함께 사용한다는 점도 일본과 다른점입니다.
Q. 한국에서 병원 실습을 통해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입니까?
타쿠야 영어 교육에 몰두 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나오코 피부과에서 진료를 보는데 짧은 시간이 걸리면서도 환자에 대해 정성 다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었습니다. 짧은 진료시간이 환자에게는 대기 시간이 짧아지게 되어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Q. 이번 병원 실습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는지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타쿠야 병원 실습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의사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어와 일본에서 익숙치 않은 영어로 된 의료 용어에 대한 준비가 미흡했던 게 아쉬운 점 입니다.
나오코 일본의 외래진료는 ‘90도법’이라는 방식으로 환자와 의사가 앉습니다. ‘90도법’이란 책상한 면은 문에 벽에 붙이고 환자와 의사는 90도 각도를 이루며 앉는 방법인데 이는 환자에게 위압감을 덜어주고 대화를 쉽게 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진찰실에 들어가면 의사와 환자는 책상을 사이에 두고 서로 정면을 마주보고 진찰을 시작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진료실 책상이 환자와 의사 사이의 벽처럼 느껴졌습니다.
Q. 일본으로 해외 실습 계획 중인 한국 학생들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나오코 일본에서는 영어를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일본어를 조금이라도 이야기 할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회식을 많이 하게 되는데 처음 시작은 맥주가 기본이고 상사에게 술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더 알려드릴 것은 처음에 일본에 오게 되면 사람들이 말을 걸어주지 않아 ‘나를 싫어하나?’라고 생각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본사람들은 대개 내성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먼저 다가가 말을 걸어준다면 좋은 친구도 사귀고 즐거운 실습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타쿠야 앞서 나오코 씨가 말했던 것처럼 일본 병원에서는 영어가 전해지지 않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일본어 공부를 하고 실습에 참여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이 질문에는 관계없는 이야기이지만 한국에는 도로에 침을 뱉는 사람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일본에서는 좋지 않은 행동이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김민 기자/가천
<franky777m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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