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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처럼 빛나지만 평범한 당신에게

 

 

노래는 ‘선율이 있는 시’라는 말. 훌륭한 시가 뛰어난 멜로디를 만나 명곡이 되고, 위대한 명곡의 가사는 가슴 울리는 시가 된다. 가수 이소라 씨의 7집 앨범 ‘Track 9’이란 노래가 후자의 예다. 듣는 이에게 상처를 줄 만큼 냉소적이면서도, 남다른 힘을 실어주는 색다른 힐링 메시지를 담고 있다. ‘힘내! 할 수 있어’ 라는 상투적인 응원메시지에 질린 당신에게, Track9 의 위로는 특별하다. 

 

<이소라 - Track 9>
나는 알지도 못한 채 태어나 날 만났고
내가 짓지도 않은 이 이름으로 불렸네
걷고 말하고 배우고 난 후로 난 좀 변했고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화나게 하고
당연한 고독 속에서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나는 알지도 못한 채 이렇게 태어났고
태어난 지도 모르게 그렇게 잊혀지겠지
존재하는게 허무해 울어도 지나면 그뿐
나대로 가고 멈추고 풀었네
세상은 어떻게든 나를 강하게 하고
평범한 불행 속에 살게 해
Hey you, don't forget 고독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살아가
매일 독하게 부족하게 만들어 널 다그쳐 흘러가
이 하늘 거쳐 지나가는 날 위해

 

친한 동기인 신 모군은 가사에서 별이 떠오른다고 한다. 어둡고 적막한 우주에 존재하는 수천억 개의 별들은 태어난 순간부터 스스로를 열심히 불태운다 - 속에서 타오르는 불이 모두 꺼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사람의 삶도 비슷하다. 모두들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고, 그러한 ‘자신’이 ‘60억’씩이나 함께 살아간다. ‘자신’이 발하는 빛은 고유하고 특별하지만 멀리서 지켜보는 60억의 빛은 모두가 비슷하게 평범하다. 조금 아리지만 사실이다.
불행과 고독을 나에게만 찾아오는 특별한 것으로 여긴다면 상당히 힘든 일이 된다. 뒤집어 말하면 나 자신과 나의 슬픔, 외로움이 다른 60억도 겪는 평범한 일상이라고 생각하면 그것들을 보다 쉽게 극복할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실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다. 빛의 크고 작음이 있을지라도 화남, 슬픔, 고독의 감정은 평등하게 안겨준다는 조심스런 예상을 벗삼아, 홀로 괴롭기보단 흐름에 따라 소신껏 흘러가보자.
내가 너무나 외롭고 지칠 때, 언제나 변함없이 있었고 앞으로도 끝까지 같이 할 사람은 세상에 단 한 명이다. 바로 나 자신. 별의 빛은 그 자신 이외에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삶에서 한 사람의 고독은 어쩌면 당연하고, 타인은 때때로 함께하며 좋은 시간은 공유하는 또 하나의 고독한 이이다. 그러므로 내가 외롭고 힘든 때, 강해지기 위해 더 고독하도록 다그쳐보자. 하늘 아래 열심히 빛을 발하다 지나가는 나와 모두를 위하여.

 

 이유정 수습기자/영남
<lyjeong8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