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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과생들을 위한 ‘의사국가고시’ 알아보기

- R형 문항, 태블릿 시험(2020년 도입 예정) 등 수능과 다른 점 많아


수능을 치른지 얼마 지나지 않은 예과생들에게는 의과대학 합격에 대한 기쁨과 설렘이 아직 가득하다. 그런데, 문득 이 설레는 과정을 끝내고 치를 ‘의사국가고시’에 대해 한번쯤 궁금증을 품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예과생 때 의사 국가고시를 운전면허증과 같이 의대를 졸업하면 당연히 합격할 수 있는 ‘쉬운 면허 시험’으로 보았으나, 국가고시를 위해 밤낮으로 공부하시는 선배님들을 보며 자연스럽게 ‘국가고시’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기 시작했다. 고3 때 쳤던 수능 모의고사처럼 본과 4학년 때 의사국가고시 모의고사가 치러진다는 것을 알게 되며, 수능과 비슷한 시험인가라는 호기심과 고3 때 겪었던 두려움이 교차했다. 이렇게 막연하게 알고 있던 ‘의사국가고시’에 대해 막 예과생을 벗어난 본과 1학년 학생의 입장에서 의사국가고시에 대하여 새롭게 알게 된 점을 기사에 담아보았다.

의사국가시험(이하 국시)는 의학총론 60문제, 의학각론 280문제 그리고 보건의약관계법규 20문제로 총 360문제로 이루어진다. 의학총론의 경우 생리학, 생화학 같은 기초의학과 내과학, 외과학 같은 임상의학을 섞어 복합적으로 평가하는 종합평가의 문제들이, 의학 각론에는 각 임상과목에 대한 세부적인 문제들이 출제된다. 수능과 마찬가지로 모든 문제는 객관식으로 이루어지며, OMR 답안지에 컴퓨터용 사인펜으로 답안을 표기한다. 시험은 주로 1월에 시행되며, 시험 결과는 시험 응시 후 보름 안에 나오게 된다. 막 수능을 끝낸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과학 탐구 과목만 보는 수능 시험처럼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몇 가지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국시는 어떤 점이 다른지 더 자세히 살펴보자.


① 시험이 1박 2일?! 


방대한 양의 공부를 하는 만큼 국시도 이틀 동안 치러진다. 올해 2017년의 경우 1월 6~7일에 치러졌다. 이틀 동안 치러지지만, 총 시험 시간의 합은 수능과는 그리 다르지 않다. 첫째 날은 1교시 90분, 2교시 80분, 3교시 100분으로 9시부터 15시 10분까지 진행되고, 둘째 날은 4교시 100분, 5교시 90분으로 9시부터 12시 40분까지 진행된다. 물론 1박 2일이라고 해서 시험장에서 머무는 것은 아니다. 첫째 날 시험 후, 각자 휴식을 취한 후 다음날 8시 30분까지 입실하면 된다.


② 필기 시험? 실기 시험?


수능과 국시의 가장 다른 점을 고르라면 바로 실기시험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실기시험이 도입 된지 8년 밖에 되지 않았는데, 필기시험보다 많은 불합격자 수를 낳아 국시의 복병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기 시험은 필기시험과 달리 시험 날짜가 학생들마다 다른 데 보통 9월에서 11월, 두 달 중 하루를 지정받아 시험을 치르게 된다. 실기 시험에서는 실제 표준화 환자의 진료와 혈압 측정, 채혈 등과 같은 기본적인 술기를 평가한다. 필기시험과 다르게 절대적인 점수로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평가원들에 의해 점수가 상대적으로 매겨지게 된다.


③  모두 고르시오! 


모든 문제가 객관식이지만, 국시에는 많은 학생들에게 달갑지 않은 ‘모두 고르시오’ 형식의 문제가 나온다. 답안지를 4개에서 24개가량 제시한 후, 각 문제에 표기된 답 개수만큼 고르는 R형 문제 형식이다. 360문제 중 58문제(16%)가 R형으로 출제되므로 꼼꼼한 공부가 요구된다. 


④ 태블릿 PC로 시험을!


앞으로 예정된 국시의 큰 변화 중 하나는 바로 태블릿 PC로 시험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태블릿 PC의 특성을 살려 동영상 혹은 애니메이션 문제가 7~8개가량 출제될 예정이다. 국시 태블릿 도입은 2020학년도 즉, 현재 본과 2학년부터 적용된다. 


⑤ 60%가 넘으면 합격!


합격자는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해야 하는 데, 필기시험의 경우 전 과목 총점의 60% 이상을, 매 과목마다는 40% 이상을 득점해야 한다. 2017년 기준 전체 합격률은 92.8%이다.


어쩌면, 예과생들에게 의사국가고시란 먼 미래의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의과대학을 들어오기 위해서 치른 시험이 수능이었다면 의과대학을 마치기 위해 치루는 시험이 국시인 만큼 국시는 인생에서 수능과 함께 또 하나의 중요한 시험이 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국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조금씩 알아간다면, 이 시험에서 자신의 지식과 능력을 온전히 발휘하는 학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임채린 기자/가천

<cl_make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