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칼람바는 수도인 마닐라처럼 도시화된 지역이 아니라 온천이 발달된 관광지로 더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눔회가 의료봉사를 위해 방문한 곳은 칼람바에서도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우리가 진료를 하게 될 장소는 칼람바 내 마이야파 교구 소속인 한 수녀원이었다. 나눔회에서 기자는 진료팀의 약국 소속으로 투약 업무를 담당하였다. 약조제를 한 후 환자에게 직접 약품을 전달하는 일까지 수행하였는데, 여기서 원활한 언어소통을 위해 현지 자원봉사자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필리핀은 공용어로 타갈로그어와 영어를 함께 쓰고 있었기 때문에 환자가 영어를 잘 모를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칼람바 지역내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나 간호학과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구성된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각 진료팀에 투입되었고, 약국팀도 몇 분께서 도와주셨다. 그들 중 간호학과 졸업반인 롤란도(Rolando G. Deliva jr.) 학생이 기자의 인터뷰요청에 응해주었고, 나눔회와 함께한 봉사활동에 관한 짧은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기자: 안녕하세요? 롤란도,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롤란도: 안녕하세요. 저는 롤란도라고 합니다. 20세이며(필리핀은 정규고등학교과정을 마치고 곧바로 대학 진학을 하면 17세라고 한다), 칼람바의 산 후한 대학(colegio de san juan de letran calamba) 간호학과 4학년에 재학중입니다.
기자: 올해 졸업반이시군요. 그럼, 이번 의료봉사가 처음이신가요?
롤란도: 아뇨, 재학중에 여러번의 의료봉사기회가 있어서 참여해왔었습니다. 이번에 나눔회와 함께 봉사를 하게 되어 너무 기뻤습니다.
기자: 저희야말로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곳 수녀원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을 많이 봤는데, 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칼람바 지역내 무료 진료소가 있나요?
롤란도: 한 곳만 있으며, 호세 피잘(Jose D. pizal) 병원입니다. 유일한 무료 진료소지만 교통편을 이용하기가 쉽지 않고 병원 시설도 편리하지 못해, 이용하고자 하는 환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기자: 아쉽네요, 무료 진료소가 앞으로 많이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칼람바 혹은 필리핀 전체적으로 가장 많이 걸리는 질병은 무엇인가요?
롤란도: 심장질환과 호흡기질환이 가장 많으며, 또 그 질환들이 만성화가 되어 사망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칼람바 지역내에서나 필리핀 전체적으로 비슷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제가 한 의료봉사에서도 많은 환자들을 보았습니다.
기자: 그러고보니 오늘까지 투약한 환자들은 감기, 고혈압 환자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그 분들께 많은 약을 드리고나니 저또한 기쁘네요. 다른 질문드리겠습니다. 롤란도 학생은 이제 곧 간호사가 되실 건데요, 간호사가 된 이후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시나요?
롤란도: 일단 졸업을 해야겠구요.(웃음) 졸업후 칼람바 지역내 병원에 취직을 꼭 할 것입니다. 거기서 경력을 쌓은 다음, 기회가 되면 의사가 되기 위해 의대를 가고 싶습니다.(필리핀에서 의과대학 의학과를 진학하기 위해선 간호학과의 졸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유리하고, 학비는 우리나라 사립대 의학과 학비와 유사하다고 한다)
기자: 의사가 되는게 꿈이시군요. 조만간 간호사가 되신 후,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 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저희 진료팀과 함께 봉사해본 소감한마디 부탁드릴께요.
롤란도: 이번 봉사를 함께 해보니, 한국의 자원봉사자들과 일하기가 편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눔회의 입장에서 볼 때 저희들은 외국인이라 활동하기가 불편할 수도 있었을텐데, 모두 친절하시고 저희가 통역을 잘 할 수 있게 많은 배려를 해주셔서 감동적이었습니다.(인터뷰 후의 대화에서, 롤란도는 칼람바에 우리뿐만 아니라 여러나라의 의료단체가 오는 것을 지켜보면서 스스로도 많은 봉사활동을 하였고, 자신의 꿈과 희망을 키워나갔다고 한다.)
기자: 말씀 고맙습니다. 롤란도를 비롯한 현지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저희도 이번 의료봉사를 잘 수행할 수 있었습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진료는 8월 1일에서 8월 7일까지 실시되었다. 7일간 약 1200명의 환자가 우리를 찾아왔었고, 우리는 그분들을 대상으로 풍토병, 감염성 질환, 급·만성 질환 등에 대한 무료진료와 검사·처치·투약을 실시해주었다. 또한 진료업무 외에 지역내 방역 및 소독을 실시하는 환경개선봉사도 수행하였으며, 칫솔질·청결방법 등을 주내용으로 하는 위생교육도 실시하였다.
김성진 수습기자 / 인하
<frebis@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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