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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연도 알기 힘든 의료법

대중들의 상식과 일치하지 않는 의료법 상의 책임 범위


인기가수 소녀시대의 멤버 태연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간호사 관련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지난 1월 16일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주사를 맞으려고 병원에 갔다. 감기에 걸려 찾아간 병원에서 간호사가 점심시간이라 주사를 놓아주지 않았다”며“한바탕 하고 싶었는데 소심하게 그냥 나왔다”라고 불만을 토로한 것이 화근이 되었다. 의사의 오더 없이 독단적으로 주사를 놓아줄 수 없었던 간호사의 역할 범위를 제대로 알지 못했었기에 빚어진 일이다.

원칙적으로 민사적 책임에 관해서는 간호사가 실수를 하더라도 책임은 의사가 지도록 되어있다. 간호사란 ‘상병자(傷病者)나 해산부의 요양을 위한 간호 또는 진료 보조 및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보건활동을 임무’로 삼는 자(의료법 제 2조 2항)라고 법에서 규정하고 있다. 판례로 미루어 볼 때, 우리나라의 경우 간호사의 의료행위는 전적으로 의사의 보조에 그친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태연의 사례에서 문제가 되었던 주사의 예를 들어보자면, 주사란 주사기라는 의료 기계를 사용하여 주사액이라는 의약품을 체내에 주입하는 치료행위이다. 따라서 주사 역시 의사가 행해야하지만 의사의 지시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간호사 역시 주사를 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피하주사, 피내주사, 근육주사는 의사의 지시에 의해 간호사가 행할 수 있지만 정맥주사의 경우, 이것이 간호사의 업무에 해당하는 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엄연한 비 진료시간인 점심시간에 진료 행위를 요구했다는 점은 여전히 문제가 되고 있다. 비 진료시간에도 급환을 위하여 운영하고 있는 응급실이라는 의료 체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의원에서 비 진료시간에 진료를 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한 것은 우리나라 환자들의 의료체계에 대한 몰이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는 것. 더군다나 방송 진행 중 주사를 임의로 놓는 것은 간호사의 권한 밖이라는 사실을 청취자가 알려주었을 때 ‘아픈 제가 잘못이네요’ 라는 식으로 코멘트를 마무리 지은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방송 상에서 공식적인 사과를 표명하고 나서야 사태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태연의 간호사 관련발언 파문에 관해 비단 태연의 잘못이라고 비난하기에는 적잖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의료인이 아닌 일반인이 의료법에 관한 지식을 갖추고 있기를 기대하기가 어렵고, 더군다나 의료법 자체도 모호한 용어의 정의로 인하여 끊임없이 개정논란이 일고 있을 정도로 정확한 해석이 어렵기 때문이다. 법조인과 의료인들도 정확한 해석이 어려운 의료법을 일반인들이 상식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정확하게 개정해나가는 일은 결국 의료계와 법조계의 공동책임일 것이다.



권의종 기자/가톨릭
<isnell@cyworld.com>